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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시대, 공공이 여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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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시대, 공공이 여는 길

물리 세계로 들어온 인공지능

피지컬 AI란?

피지컬 AI(Physical AI)는 인공지능을 현실 공간으로 확장한 기술이다. 텍스트나 이미지를 생성하는 데 머물던 AI가 이제는 현실을 직접 인식하고 판단해 행동으로 옮긴다. 가트너(Gartner)는 피지컬 AI를 ‘감지·판단·행동하는 로봇·드론·스마트 장비에 지능을 부여하는 기술’로 규정하면서, 이를 2026년 10대 핵심 전략기술 트렌드로 선정했다. 2026년 1월 열린 CES 2026에서도 피지컬 AI가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는데, 이는 AI가 소프트웨어를 넘어 물리 시스템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피지컬 AI는 ‘인지–판단–실행’ 순환 구조로 작동한다. 먼저 센서가 현실 데이터를 인지하고, AI 모델이 상황을 판단하면, 액추에이터(Actuator)[1]가 이를 동작으로 실행한다. 지능과 물리를 잇는 이 융합 기술 스택은 세 가지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먼저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이 시각 정보와 언어 명령을 함께 이해해 로봇 행동으로 변환하고, 그 후 모방학습[2]과 강화학습[3]으로 스스로 행동을 개선한다. 결국 피지컬 AI 완성도는 AI 기반 모델과 센서, 네트워크, 액추에이터 통합 역량에 달려 있다.

기술 성숙도 역시 빠르게 오르고 있다. 2025년은 피지컬 AI가 공상과학 영역을 벗어나 산업 현장에 안착하기 시작한 해로 평가된다. 딜로이트(Deloitte)는 하드웨어 가격이 내려가고 소프트웨어가 스스로 학습하게 되면서 피지컬 AI가 실용화 임계점에 닿았다고 보았다. 3년 안에 피지컬 AI가 조직을 혁신하리라 보는 기업 비율도 5%에서 41%로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 또한 2028년까지 산업 현장 수작업이 최대 50% 자동화되고, 2032년에는 상용 드론이 2,300만 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직 완전한 자율 판단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으나, 단순하거나 반복되는 작업에 충분히 실용성이 있다.

공공 분야 도입 필요성

최근에 수행한 여러 공공기관과 공기업 컨설팅을 통해 느낀 가장 큰 변화는 단연 '피지컬 AI'다. 현장에서 기관들과 논의하다 보면, 드론이나 로봇 등을 기반으로 하는 피지컬 AI를 활용한 업무 개선 수요가 눈에 띄게 급증했다. 발전소 위험구역 순찰이나 리조트 무인 룸서비스, 노인 돌봄 서비스 지원 등 다양한 공공기관 및 공기업에서 피지컬 AI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여러 산업 분야 중 피지컬 AI를 적용하기 가장 좋은 곳이 공공 분야인 셈이다.

실제 한국 사회 환경이 그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2025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들어섰고, 돌봄 인력난이 확산되고 있다. 고온이나 유독가스, 붕괴 현장처럼 사람이 직접 맞서기 힘든 재난 상황도 늘어나고 있다. 인력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이런 공백을 피지컬 AI가 메울 수 있다. 공공 도입 당위성이 점차 커지는 이유다.

정책 기반도 빠르게 마련되고 있다. 정부는 제4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2024~2028)을 통해 피지컬 AI 핵심기술 개발과 15,000명 규모 전문인력 양성 방안을 발표하였다. 대통령은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설립하여 직접 위원장을 맡았으며, 국무총리 또한 “AI 가장 잘 쓰는 정부”라는 모토 아래 공공기관에 AI 도입 및 활용을 약속하였다. 각 행정부처도 이 기조에 맞춰 움직인다. 국토교통부는 ‘2030 모빌리티 혁신성장 로드맵’에서 2027년 자율주행차와 2028년 공공서비스 중심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제시했다.[7] 보건복지부는 돌봄로봇 연구개발과 현장 실증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국회는 AI가 안전하고 투명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AI 기본법’을 제정하였다. 공공이야말로 안전성을 먼저 검증하고 초기 시장을 여는 ‘마중물’ 역할을 하여, 성공 경험을 민간으로 옮겨 선순환을 만들 수 있는 최적장소인 것이다.

사례로 보는 공공 적용 형태와 조건

사회에 스며든 피지컬 AI (AI 생성 이미지)

공공 분야 적용 형태 및 기술 융합 사례

재난 구조로봇

가장 활용성이 높은 사례는 재난 구조 분야다. 재난 대응 로봇은 고온환경이나 낙하물, 유독가스, 협소 공간처럼 사람이 닿기 힘든 극한 환경에서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맡는다. 화재진압 로봇은 높은 내열 성능으로 농연과 분진을 뚫고 화점을 자동으로 인식해 방수 각도를 설정한다. 인명 탐지 및 구조 로봇은 지진이나 붕괴 현장에서 뱀형 로봇과 사이버 구조견 형태로 잔해 속 생존자를 찾는다. 소방관이 착용하는 스마트 헬멧과 근력 지원 웨어러블 로봇은 열화상 및 증강현실 정보, 위치 정보를 본부와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예측 영역에서도 AI 홍수예보(서울 한강홍수통제소)처럼 재난을 미리 진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상용화에 들어선 4족 보행 로봇을 재난 현장에 투입하려는 실증 연구도 활발하다.

스마트시티 자율주행과 드론

다음 사례는 스마트시티 자율주행과 드론이다. 국토교통부 ‘K-드론배송’은 섬과 공원, 항만을 넘어 전국 40여 개 거점으로 확대되어 의료물품 배송과 지역 순찰로 공공서비스 범위를 넓히고 있다. 2025년에 완료된 K-UAM 실증 사업은 지역 특성에 맞춘 도심 항공 교통 행정 모델을 검증해 냈다.자율주행 분야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도로와 차량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아 돌발 상황을 막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기반 ‘스마트 고속도로’를 추진하고, 디지털 트윈으로 도시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정책 판단을 돕는다. 최근에는 네이버가 드론 기업 유비파이와 손잡고 군집드론 기반 피지컬 AI 솔루션을 스마트시티에 적용하는 등 민간 참여도 활발하다. 도심항공교통(UAM) 역시 2028년 공공서비스를 시작으로 점차 상용화될 예정이다.

고령사회 돌봄로봇

마지막으로 고령사회 돌봄로봇 사례가 있다. 고령자 돌봄로봇은 신체 지원과 정서 지원으로 나뉘어 부족한 돌봄 인력을 보조하고 자립을 돕는다. 서울 강남구는 독거 어르신에게 AI 돌봄기기 1,240대를 보급해 감성 대화 로봇 ‘초롱이’, 반려로봇 ‘다솜이’, AI 스피커(NUGU)로 안전과 정서 안정을 챙긴다.경남 통영시는 경증 치매 노인을 위한 돌봄로봇 ‘통영이’로 정서 교감과 안전 확인을 제공한다. 이렇게 최근 지자체를 중심으로 보급된 '생성형 AI(LLM) 탑재 반려로봇'이 일상 대화 맥락을 파악해 우울증 등 건강 이상 징후를 미리 감지해 알린 사례도 있다. 보건복지부 1호 투자기업이 내놓은 AI 배설 돌봄로봇 등 다양한 로봇도 잇따라 등장했다. 국립재활원 또한 실험실 연구를 현장과 잇는 중개연구와 수요자 중심 개발을 통해 이동이나 식사 지원 등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돌봄로봇은 신체와 정서 양면에서 이미 생활 현장 깊숙이 들어와 있다.

사례 분석을 통한 공공 분야 적용성

사례를 통해 피지컬 AI의 강점이 공공분야에서 뚜렷하게 드러남을 알 수 있다. 세 분야 모두 사람이 감당하기 힘들고 위험한 고강도 반복 업무를 대신하고, ‘인지–판단–실행’ 융합 기술을 현장 맥락에 맞게 결합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또한 모든 사례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규제 샌드박스와 실증을 통해 초기 위험을 떠안고 시장을 열어 준다. 이런 점에서 공공은 피지컬 AI 확산을 이끄는 최적장소이다.

다만 성공에는 몇 가지 조건이 따른다. 일본은 과거 수백억 엔 규모로 최첨단 돌봄로봇을 도입했지만, 상당수가 요양원 창고에 방치되고 말았다. 현장 수요가 아니라 공급자(엔지니어) 중심으로 기술에 접근했기 때문이다. 이 실패는 사용자가 개발에 참여하는 수요자 중심 설계와 리빙랩(Living Lab)[4] 실증이 기술 완성도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교훈을 남긴다. 기술 만능주의 또한 경계해야 한다. 정서 지원과 인간관계는 기계가 온전히 대신하기 어렵고, 드론·영상 기반 서비스에는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존재한다. 자율 시스템에는 오작동에 따른 책임소재 문제가 따른다. 결국 피지컬 AI 적용성은 기술 성능뿐 아니라 이를 둘러싼 제도와 신뢰에 함께 달려 있다.

기술 융합을 넘어 제도와 신뢰로

피지컬 AI 활용 방안 제언

본론에서 살펴본 세 현장은 피지컬 AI가 공공에서 이미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위험한 고강도 반복 업무가 집중되어 있고 정부가 실증과 규제 샌드박스로 초기 위험을 부담해 주는 공공분야가 피지컬 AI를 활용하기 가장 좋은 분야인 것이다. 다만 그 잠재력을 지속 가능한 성과로 잇는 일은 또 다른 과제다. 무엇보다 피지컬 AI를 공공에서 안전하게 지속하려면 윤리 가이드라인이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 국가 인공지능 윤리기준이 제시하는 책임성/안전성/투명성/다양성 존중 원칙을 물리 시스템 환경에 맞게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오작동이 곧바로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설계자-서비스 제공자-사용자 간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리고 명백한 오류가 발생하면 인간이 즉시 작동을 멈출 수 있는 ‘인간 통제권’을 보장해야 한다.

윤리 원칙은 제도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선 AI 기본법에 따른 고영향 AI 영향평가를 공공 도입 단계부터 적용하고, 로봇 오작동에 대비한 배상책임보험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데이터 오남용을 막기 위해 안전한 데이터 거버넌스를 갖추고 독립 윤리위원회 등 감독을 병행해야 한다. 나아가 부처별로 흩어진 사업을 국가 단위 거버넌스로 묶어, 도입 대수를 겨루는 양적 경쟁이 아니라 서비스 품질과 안전을 함께 점검하는 체계로 나아가야 한다. 아울러 실패사례가 보여주듯, 기술은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설계하고, 리빙랩과 규제 샌드박스로 실증해야 한다. 현장 인력 재교육과 공공조달을 연계해 도입 기반을 다지는 일도 함께 가야 한다.

한국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로봇을 많이 개발하고 활용하고 있는 피지컬 AI 선도국이다. 결국 피지컬 AI 도입 성패는 기술 개발 속도가 아니라, 기술 융합과 제도 융합을 함께 끌어가는 협력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공공이 유연한 규제 혁신과 윤리 기반을 마련한다면, 피지컬 AI는 초고령사회와 재난안전 등 국가 난제를 해결할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참고문헌

Gartner, “Gartner identifies the top strategic technology trends for 2026,” Gartner, Inc., Oct. 2025.

이글루코퍼레이션, “2026년은 피지컬 AI(Physical AI)의 해,” AI Report, Jan. 2026.

Deloitte, “Physical AI: The moment of acceleration,” Deloitte, Mar. 2026.

Gartner, “Emerging technologies and trends for tech product leaders,” Gartner, Inc., May 2026.

관계부처합동, “제4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24~’28),” Jan. 2024.

“한성숙 신임총리 취임식서 ‘AI 가장 잘 쓰는 정부로’,” 문화일보, Jul. 2026.

국토교통부, “2030 모빌리티 혁신성장 로드맵,” Feb. 2026.

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 수요자 중심 돌봄로봇 및 서비스 실증 연구개발사업 현황 및 성과 공유,” 보도자료, Oct. 2025.

보건복지부, “지역사회 통합돌봄 추진 로드맵,” Mar. 2026.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 법률 제20676호, Jan. 21, 2025 제정, Jan. 22, 2026 시행.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재난 대응 로봇 기술 동향 및 발전방향,” Apr. 2022.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재난 발생 예방을 위한 AI 활용 사례 및 시사점,” Jul. 2025.

국토교통부, “드론 배송·드론 국산화 집중 지원한다,” 보도자료, Jan. 2025.

국토교통부, “K-드론배송 지역 주민 생활편의 높였다,” 보도자료, Dec. 2025.

“K-UAM 상용화 2028년으로 재설정…K-UAM 운용개념서 개정,” ZDNET Korea, Aug. 2025.

네이버, “네이버, 드론 자율비행 플랫폼 기업 ‘유비파이’ 투자… 피지컬 AI로 스마트시티·공공 영역 공략한다,” 보도자료, Jun. 2026.

강남구청, “강남구, 독거어르신 AI 돌봄기기 1240대 운영...수요 100% 충족,” 보도자료, Feb. 2025.

통영시, “통영시, 폭염 대응 인공지능 돌봄로봇 ‘통영이’ 출동!” 보도자료, Jul. 2025.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AI 활용 정부 서비스의 사례와 유형 분석,” Sep. 2025.

“초고령사회 돌봄 인력 붕괴 위기…AI·로봇으로 해법 찾을까,” 오마이뉴스, Mar. 2026.

“[로보틱스] 제5편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돌봄 로봇 기술의 현황과 전망,” BJC저널, Oct. 2025.

“[고령화 이슈] 요양보호사 없는 시대, 로봇이 채운 일본의 돌봄 현장…한국은 준비됐나,” 아웃소싱타임스, Jul. 2025.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 인공지능 윤리기준,” Dec. 2020.

국제로봇연맹(IFR), “한국, 로봇 밀도 세계 1위,” 보도자료, Nov. 2024.

주석

[1] 액추에이터(Actuator): 전기나 유압 등의 에너지를 물리적 움직임으로 바꿔 로봇이나 기계를 실제로 움직이게 하는 구동 장치.

[2] 모방학습: 작업자의 행동 데이터를 학습

[3] 강화학습: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스스로 행동을 개선

[4] 리빙랩(Living Lab): 실제 생활 공간을 실험 공간으로 삼아, 개발 단계부터 사용자가 참여해 기술을 검증하고 개선하는 참여형 실증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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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환 책임

아이티센글로벌 컨설팅사업부

금융∙공공 분야 중심의 AX∙IT 전략 전문가. 기술과 전략을 통해 가장 신중해야 할 곳에서 가장 확실한 혁신을 설계합니다.